[MV] YOASOBI 「怪物(괴물)」 MV 분석, 해석
❗ <비스타즈>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은 사람의 MV 분석입니다, 원치 않으시다면 스킵해주세요 ❗
오늘은 정말 자주 듣는 노래이자 보면 볼 수록 시각적 장치가 절묘하게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느끼는 MV인, YOASOBI의「怪物」공식 MV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공식 MV - https://www.youtube.com/watch?v=dy90tA3TT1c&list=RDdy90tA3TT1c&start_radio=1
✏ 구성 요소와 그 의미들
「怪物(괴물)」MV에서 크게 의미를 가진다 할 수 있는 것들을 한 번 아래와 같이 나누어 살펴 보도록 하자. 각 요소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나누어 본다고 한들, 조금씩 각 영역에서 다른 요소들의 의미도 같이 봐야 할 수 있다.
1️⃣ 늑대와 토끼
2️⃣ 그들이 입고 있는 옷과 색깔
3️⃣ 이동 방향
✏ 늑대와 토끼
MV에서 메인이 되는 동물은 두 개체이다. 하나는 늑대, 다른 하나는 토끼. 그리고 이 중에서도 [늑대]가 바로 이 MV의 주인공이다.
[늑대]는 어떤 동물인가. <빨간 모자>에서는 교활하고 어리석은 존재,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에서는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존재로 묘사되는 것처럼, 여러 우화 속에서 [늑대]는 [본능]에 따르는, [본능 그 자체]인 육식 동물이자 강자를 의미한다.
반면에 [토끼]는 어떠한가. <토끼의 간>, <토끼와 거북이> 등을 살펴보면 꾀가 많거나 호기심이 많은 동물로 묘사되지만 여러 육식 동물과 함께 있는 콘텐츠를 살펴보면 [토끼]는 초식 동물 중에서도 [약자]이자 [피지배층]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요즘 근래 많이 보이는 로판에서도 '토끼 같은 xx주인공' 이런 표현이 많지 않은가).
토끼는 아무리 하나의 생명을 지니고 있다지만 늑대에게 있어서 '본능'에 의해 '먹혀야 할', '공존이 불가능한' 개체이다.
✏ 그들이 입고 있는 옷과 색깔
이번에는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을 살펴 보도록 하자.
먼저 늑대를 보면 그는 '본능'을 따르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늘 셔츠나 카라 티셔츠를 입고 있는, '댄디함'을 갖추고 있는 신사의 복장을 하고 있다. 하물며 넥타이는 단정함을 의미할 뿐 아니라 때에 따라서 그들의 목을 옥죄는 역할로도 쓰이는데, 그는 답답하기 그지 없는 셔츠를 입을 때 넥타이까지 갖추고 있다. 하물며 그의 옷 색상은 대체로 파란색 계열이다. [파란색]의 [단정한 스타일 옷]은 '본능'보다는 그와 반대되는 '이성'을 상징하는 요소로, MV 속 늑대는 그가 가진 육식 동물로서의 본능을 억누르고 이성을 따르는 자라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그가 MV 속 유일하게 편한 옷을 입은 때가 있는데, 그건 하단 [이동 방향] 부분에서 다시 한 번 다루자.
그 다음에는 토끼를 보자. 사실 MV 주인공은 늑대이기 때문에 그녀의 착장은 [하얀색 원피스]뿐이지만, 이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그녀가 등장하는 배경을 보면 그녀는 [빨간색 꽃]에 둘러쌓여 있다. 흔히 짬뽕을 먹을 때면 꼭 하얀색 옷을 입고 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하얀색은 빨간색의 영향을 많이 받고 쉽사리 지워지지도 않는다. 이때 그녀가 가진 속성을 생각해보면 [초식 동물]이다. 초식 동물이 아무리 재빠르다 해봤자 [원피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빠르게 뛰기 힘들 것이고, 그런 그녀에게는 늘 언제나 그녀를 물들일 수 있는 [빨간색], 즉 [피]가 가득할 것이다.
주인공 늑대는 [이성]을 따르고 있지만 결코 본능을 져버리진 못한, 오히려 억누르고 있는 자이며, 주인공 토끼는 아무리 빠르다곤 해도 결코 육식 동물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는 초식 동물이다.
✏ 이동 방향
늑대와 토끼 중 영상을 이끄는 것은 늑대다. 늑대가 토끼를 만나고 그의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0:37-1:02] 구간은 늑대가 여러 장면에서 길을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3분 30초 가량의 영상에서 약 30초나 차지하는 이 구간에서 늑대는 계단을 오르거나 주저 앉거나 하는 등 컷마다 이동 방향은 조금씩 다를지언정, 전체적으로 그는 [좌→우]로 걷고 있다. 그리고 이 구간은 약 30초이지만 수많은 컷을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가 빠르게 움직이는데, 이 역시도 [좌→우] 방향으로 장면이 바뀐다. 이 구간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늑대는 [본능], [육식]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그런 그가 [초식], [약함]을 상징하는 토끼를 만난 후 이어지는 영상 구간이 바로 위의 30초 구간이다. 그가 토끼를 만나 사랑을 느꼈건 그 외 감정을 느꼈건, 최소한 그가 느낀 것은 본능이 시키는 육식 동물로서의 감각은 아닐 것이다. 늑대는 본능을 억누르고 토끼를 [해치지 않으려] 하겠지만, 그가 속해있는 사회의 당연한 규칙을 그 혼자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결국 육식 동물이며 지배층에 위치한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 여러 방향으로 갈팡질팡할 수는 있어도 그 흐름을 혼자서 [우→좌]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30초 구간이 나타내는 의미라 생각한다.
중간에 사회를 거스르고자 [우→좌]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타지만 곧 세상은 그들이 외면하고 있는 사실을 알려준다. 열차를 타고 간 그곳의 낮은 아무리 평화로워 보여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육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그 고기가 무엇이든 늑대에게는 그가 잊고 있던 본능을, 토끼에게는 그녀가 잊고 있던 위협을 상기시킨다.
다만 늑대가 [우→좌]로 달리는 장면이 있으니 그건 바로 영상 후반부인 2분이 넘어간 시점이다.
혼자, 혹은 그 둘이라는 숫자가 사회를 바꿀 순 없을 것이다(사실 그 둘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다른 이들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은 결국 늑대와 토끼이며,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이라는 사실만큼은 바꿀 수 없다. 이처럼 늑대는 [빨간색 상의]라는, 이성을 억누르고 신사를 상징하던 옷을 벗어던지고 그의 본 모습을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자의로 [우→좌]로 달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육식 동물의 위협으로부터 도망치려 해도 결국 벗어날 수 없던 토끼의 손을 붙잡고 같이 [우→좌]로 달린다.
그들의 본성, 그들의 본 모습은 결코 그들이 바꾸려 해도 바꿀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남에게 강요할 수도 없고, 결코 흐린 눈을 한 채 도망갈 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본 모습을 받아들였을 때, 결코 싫은 모습이어도 그것 또한 자신을 이루는 것임을 알고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앞]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영상 마지막에서 [늑대]는 여전히 [파란색 옷]을 입고 있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정갈하게 매무새를 [다듬지 않은] 모습이다.
📋정리
한 괴짜 늑대가 있다.
그는 지배층에 속하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약하디 약한 초식 동물인 토끼를 만났다. 그녀와 사랑을 하고 싶건 무엇을 하고 싶건 결국 그녀와 '함께' 살고 싶었던 늑대는 방황하며 세상을 외면하고자 도피를 한다.
하지만 도피성으로 떠난 그곳은 그들이 잊고 있던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그는 결국 늑대였으며, 그녀를 잡아 먹을 수 있는 육식 동물이었다.
늑대는 토끼를 잡아 먹는다. 그렇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잘못된 것도 아니다. 포식자 라는 [본능]과 토끼를 잡아 먹고 싶지 않다 라는 또다른 [본능]이 공존하고 있음을 받아들인 늑대는 이제야 비로소 그녀의 손을 잡고 뛸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사회는 그들에게 있어서 '괴짜'라는 칭호를 붙이겠지만, 그래도 그들은 이제 적어도 '앞'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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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怪物(괴물)」MV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라 생각한다. 물론 영상에서는 이것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 피라미드 모양의 지배 구조나, 본능과 이성이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타이포그래피 등 아직 분석하지 않은 요소는 더 많을 것이다.
다만 위처럼 특징되는 몇 가지 요소만으로도 이처럼 흥미로운 해석을 할 수 있는 MV는 오랜만에 보았기에 한 번 글을 적어보았다. 앞으로는 이처럼 화면 또는 영상 전체 등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있는 것들을 찾아 분석을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