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첫 시작은 마우스 하나만 있어도 플레이할 수 있는, Sukeban Games의 <발할라 :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 리뷰를 쓰고자 한다.

✏ 발할라 :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
<발할라 :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 줄여서 <발할라>는 사이버펑크 분위기가 강한 미래 도시 배경에서 <VA-11 HALL-A>라는 바의 바텐더 '질'이 되어 손님들에게 주문한 음료를 만들어 주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바텐더로서 술을 제조할 뿐만 아니라 여러 손님들이 겪거나 소문의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사실 질의 집-직장(바)만 왔다갔다 하며, 플레이어가 하는 동작 액션도 술 제조 외에는 없기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 있으나 바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물과 그들로부터 듣는 이야기 덕에 순수 스토리 게임임에도 결코 지루하지 않다.
✏ 제법 친절한 술 제조
개인적으로 칵테일에 관심이 있어 주조 자격증을 목표로 공부하던 사람이기에 칵테일을 만드는 게 얼마나 까다로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처음 게임을 플레이할 때 제조법 못 외우면 어떻게 하지..따로 메모해야 하나 싶었으나, 게임은 친절하게도 스토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게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이고 제조법을 확인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한다.

심지어 간혹 플레이어가 뭘 만들어야 하는지 모를 때를 대비해 게임에서는 친절하게도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위 스샷을 보면 길(Gil)은 슈가 러쉬 또는 피아노 맨을 원한다고 나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위 스샷대로 슈가 러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가정하자. 플레이어는 아델하이드 2, 델타 파우더 1, (선택사항) 카모트린을 넣어야 한다. 이때 음료를 제조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오른쪽에 있는 재료들을 수동으로 마우스 클릭 앤 드래그하여 쉐이커 안으로 옮겨야 한다. 이 부분이 처음에는 재밌으나 자칫 아델하이드를 세 번 넣는다거나 하는 컨트롤 미스가 날 수 있다. 또는 피아노 맨을 만들어야 하는데 피아노 우먼을 만드는 등의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럴 때 이 게임은 감사하게도 플레이어에게 패널티를 주지 않는다.

주문한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다시 알려주거나 혹은 그냥 주는 대로 마신다. 그리고 이 게임은 '스토리' 게임이다. 후자처럼 잘못 만들었어도 만들어준 음료에 따라 대화 맥락이 바뀐다. 예를 들어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게 도수가 높은 음료를 줄 경우 고삐가 풀린 대화를 한다거나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속이야기를 꺼낸다거나 말이다. 플레이어의 실수도 게임에서는 이를 하나의 소재로 활용하기 때문에 정말 술 한 잔을 곁들이며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다.
아, 참고로 스토리로 연결되는 다른 음료를 만드는 게 아니라면 잘못 만들 경우 간혹 돈을 못 받는데 이게 지속되면 나중에 게임 엔딩 조건인 월세를 못내게 되니 주의하자.
✏ 아이고 맵다 매워🌶
도트 특유의 감성과 차분한 분위기로 이루어진 이 게임은 '매우 맵다🌶'.

작중 플레이어가 술을 만들고 대화를 나누는 장소는 '바'이다. 즉, 술이 오가는 장소이기에 이곳에서 오가는 대화의 수위는 상당하다. 예를 들어 작품 내 '도로시'라는 캐릭터는 성 관련 종사자로, 그녀가 하는 업무에 대해 매우 적나라하게 표현을 하여 게임의 수위를 확 올린다. 1일차에 등장하는 잉그램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여 질(주인공, 바텐더)이 무엇을 드리면 기분이 나아질까 묻는 말에 수위 높은 대답을 하여 플레이어를 당황하게 만들기 일쑤다.

술을 만들고 대화를 나누는 게 이 게임의 주된 액션이기 때문에 별다른 행동이나 씬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말하는 내용은 매우 적나라하기 때문에 간혹 이런 노골적인 표현을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다양한 손님이 오기 때문에 동성애 요소도 있으니 플레이를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게임 구매 전 고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정도는 문제 없다, 하는 분들에게는 그만큼 결코 밝지만은 않은 이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더 즐길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거라 자신한다.
✏ 그 외에도 소소한 즐길거리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은 바로 촘촘한 세계관과 찰진 스토리이지만 '음악'도 한 몫한다.

매일 출근 전 질은 폰을 하는데 이때 음악을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출근해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도 주크박스를 통해 가게에 틀 음악 12곡을 취향에 따라 선정할 수 있는데 이 곡 하나하나가 정말 좋다. 카페에서도 플레이리스트를 설정해서 순서대로 음악이 흘러나오게 하는 것처럼 게임에서도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곡 리스트를 짜서 틀어둘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바를 내 취향에 맞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참고로 한 곡으로 12개의 슬롯을 모두 채울 수도 있다, 바로 나처럼).
정말 소소하지만 질의 방에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쇼핑할 수도 있다. 일이 끝나 퇴근하면 질이 갖고 싶어하는 물건이 생기는데, 이때 쇼핑을 하면 다음 출근 날 질의 기분이 좋아져 제조법에 질이 만들어야 하는 음료 이름이 계속 나오게 된다. 만약 돈 아낀다고 쇼핑 안 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제조법 화면에 음료 이름이 안 나와, 손님의 평소 취향을 고려해 그들이 무엇을 주문했을지 추측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역시 적당한 소비는 일의 능률 향상을 돕는 법이지.

📋총평
<발할라 :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은 게임 및 챕터 시작 부분에만 일러스트가 있고 그 외에는 집-직장(바)만 오가는 매우 간단한 텍스트 게임이다. 하지만 그만큼 '스토리'로 승부하기 때문에 촘촘하고 세밀하게 짜여진 세계관과 바에 방문한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바텐더로서 그 세계에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플레이어는 주어진 주문대로 음료를 만들어도 좋고, 손님이 진정 원하는 술이 무엇일지 생각하여 말 없이 한 잔의 위로를 건네어도 좋다. 질이 일을 하기 전 늘 하는 말처럼, 게임은 그저 '술을 섞고 인생을 바꿔 줄 시간'을 제공할 뿐이기에 이를 어떻게 즐길지는 순전히 플레이어의 몫이다.
1.6만원 정도의 가격이지만 10시간이 넘는 플레이 시간을 가지고 있는 <발할라>는 스토리 게임을 좋아하며 19금 드립에도 면역이 되어 있는 분들에게 매우 추천하는, 그런 잔잔한 게임이다.
* 스팀 상점 페이지 URL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447530/VA11_HallA_Cyberpunk_Bartender_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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