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연히 알게 된, 나의 대학 선배님들께서 만들었다 전해들은 게임인, 스튜디오 소트의 <호텔 소울즈(Hotel Sowls> 리뷰를 쓰고자 한다.
✏ 호텔 소울즈
약학자인 주인공은 신비한 소문으로 둘러쌓인 '돌(stone)'을 얻은 후 고된 여정 끝에 지친 몸을 달래고자 어느 한 '호텔'에 들어가지만 그곳에서 돌을 도난 당한다. 호텔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단 5일. 주인공이자 플레이어는 5일이라는 시간 동안 도난 당한 돌을 되찾기 위해 호텔 직원과 투숙객들하고 이야기를 하며 그곳의 비밀과 위험을 파헤치게 된다.
✏ 매우 간단한 쯔꾸르 감성 게임
별다른 전투 하나 없이 오직 [이동]과 [조사/대화]만 있는 <호텔 소울즈>는 어렸을 적 한 번쯤은 들어봤을 '쯔꾸르' 게임과 유사하다. 플레이어는 오직 WASD키로 이동하고 마우스 클릭을 통해 여러 인물(?)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사라진 돌의 행방을 파헤쳐야 한다.
간단한 시스템은 직관적이지만 자칫 지루하거나 단조롭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이 게임은 그 유명한 <언더테일>과 같은 유머 센스를 가지고 있다. 바닥에 떨어진 토마토(NPC?)에게 말을 걸면 어렸을 적 한 번쯤은 따라 불러봤을 법한 노래인 <멋쟁이 토마토>에 나오는 노래 가사를 외치질 않나, 호텔 마사지사에게 마사지를 받고 나면 몸이 풀렸다는 것을 표현한 것인지 캐릭터의 몸이 흐물흐물 녹아 있다. 또한 같은 NPC에게 '술 만들어 줘'와 같은 행동을 여러 번 지시하면 플레이어의 시간을 배려한 것인지 특정 행동을 하는 NPC의 행동 속도가 매우 하찮게 빨라져, 괜히 보고 있으면 웃음을 자아낸다.
설명만 봐선 다소 느슨하고 루즈할 수 있는 게임. 게다가 다양한 엔딩을 보기 위해서라면 때로는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는 오히려 이 간단한 조작과 하찮은 캐릭터 디자인이 게임의 재미를 상승시키는 플러스 요인이 된다.
✏ 그림체가 무서워요 선생님
게임의 주 무대인 지방과 호텔의 이름이 Sowls인 것처럼 주인공을 포함한 캐릭터들의 외양은 마치 유령과 같다. 게다가 오브젝트들도 배경색을 제외하면 오직 무채색만 있으며, 미스테리한 느낌을 내기 위해 바랜 듯한 질감으로 텍스쳐 표현을 하였다. 이런 요소 하나하나가 모이다보니 게임은 전체적으로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갑툭튀 요소가 없다는 사실이다. 일부 씬에서 캐릭터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약간의 놀래키는 요소가 있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싫어하는 공포 쯔꾸르 게임 특유의 갑툭튀 요소는 없어 이 게임만큼은 안심해도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아, 하지만 '쫓기는 감각'을 싫어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조금 생각은 해봐야 한다. <호텔 소울즈>는 플레이어의 여러 행동에 따라 엔딩이 나뉘는 게임이다. 플레이 중 '어떠한 것'에 의해 캐릭터가 쫓기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때 잡히느냐 안 잡히느냐에 따라 엔딩이 갈린다. 물론 잡혀도 상황에 따라 '게임 오버' 상황은 안 나지만 누군가에 의해 쫓기는 그 모습만큼은 고전 게임인 <아오오니>를 연상케 한다.
✏ 서순이 있었더라면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도가 높은 이 게임에서, 개인적으로 내가 느끼는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그건 바로 '서순'이다.
게임에서는 5일이라는 제한된 시간이 있지만 플레이어가 하루 행동할 수 있는 시간도 정해진 것은 아니다. 즉, 내가 아무리 하루종일 자판기 먼지만 뽑아내도, 마사지사에게 마사지만 받아도 '그날 행해야 하는 액션'을 다 달성해 스토리가 진행된 게 아니라면 절대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가능한 모든 NPC와 이야기를 하고 여러가지 오브젝트와도 상호작용을 해보길 권장한다.
다만 상호작용을 해도 그것이 스토리와 연관된 행동이 아니라면 게임은 같은 스크립트만 반복해 출력한다. 동일 NPC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5번 연속 말 걸면 '할 일 없냐' 소리를 듣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오히려 재미를 주고 더 나아가 스팀의 도전과제도 달성할 수 있는 요소이다. 하지만 A NPC와의 대화에서 얻은 소재를 B, C, D,,, NPC에게 쓸 수 없다는 것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정말 스토리와 직결된 대화만 하게 만든다.
<언더테일>이 지금까지도 여전히 여러 이스터에그가 발견되며 팬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유저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여 각 NPC와 오브젝트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만든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호텔 소울즈>는 가볍게 하긴 좋은 게임이나 엔딩을 다 모으는 순간 굳이 노가다 행위 (N 골드 이상 모으기 등)를 하지 않는 한 게임에 숨겨져 있는 요소를 더 찾아나설 니즈를 제공하지 않는다.
📋총평
스토리 게임임에도 서순 요소가 없다는 점은 게임의 볼륨에 있어서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호텔 소울즈>가 가진 독창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가벼운 농담, 그리고 추리 요소가 있기에 위 서순은 단점이 아닌 아쉬움으로만 남는다 (약간 팬들이 '이랬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심리와 같다). 학생 2인의 첫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좋은 퀄리티의 게임이기에 옛 쯔꾸르 감성의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쯤 플레이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스팀 상점 페이지 URL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968350/Hotel_Sow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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