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임은 추리 게임이기 때문에 리뷰에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으시다면 스킵해주세요 ❗
한때 판타지, 추리 소설만 주구장창 읽었던 장르 매니아로서 꼭 소개하고 싶었던 국산 추리 게임, Team Tetrapod의 <스테퍼 케이스>를 리뷰하려 한다.
✏ 스테퍼 케이스, 초능력 추리
<스테퍼 케이스>는 도시 인구의 1할이 초능력자(= 스테퍼)인 런던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담당하는 담당반의 신입 수사관, 노트릭이 되어 사건의 모순과 진실을 밝히는 추리 게임이다. 주인공도 다른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명석한 두뇌를 제외하면 별다른 초능력(= 마나현상)이 없는 노트릭은 팀원들의 능력으로 만든 자료를 취합하여 추리를 하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
✏ 차별 받는 초능력과 초능력자
초능력, 이른바 '마나현상'이라 불리는 이 초자연적인 능력은 다른 추리물이나 다른 게임에서는 매우 희귀하고 특별한 능력으로 불린다. 하지만 작중 내에서의 취급은 그다지 좋지 않다. 전체 비중으로 따지면 스테퍼는 소수이기 때문에 그들이 가진 힘은 여러 이유에서 '언제든 사고를 칠 수 있는' 힘으로 분류되며, 위험등급에 따라 취업 제한도 생기는 등 일반인들로부터 차별을 당한다.
초능력이라는 힘이 있으면 찍어 누를 수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여기서 <스테퍼 케이스>가 다른 초능력 추리물과는 다른 이유이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온다. 그건 바로 '관리문서'이다.
모든 스태퍼는 관리문서에 의해 그들의 스킬(= 초능력)에 대한 관리 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단순히 불을 피우는 것도 방사형 발화라고 하는 것도, 얼리는 것도 연쇄성 결빙이라 뚜렷하게 기재하는 것처럼 스킬은 각자 제약을 가지고 있다. 에스턴은 정제수라는 '촉매'가 필요한 것처럼 누구는 스킬을 사용하기 위한 재료도 필요하고 사정거리도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름의 '현실성'을 가진 스킬들이기에 노트릭은 이 제약에 맞추어 사건을 추리해야 한다.
✏ 다양한 추리 방법
<단간론파>라는 유명한 능력 추리 게임이 있다. 여기에서도 주인공은 모순을 찾는다거나 사건 순서를 나열한다거나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리한다. 그리고 이는 <스테퍼 케이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물들의 대화에 긍정 또는 부정을 하고, 두 가지 이상의 단서를 잇기도 하며, 여태까지 모은 단서 중 진상과 연관된 포인트들을 골라 새로운 증거를 만들기도 한다. 이 중에서도 게임의 가장 핵심이자 꽃은 바로 <헥사 로직>이다. 게임은 처음부터 범인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증거를 수사과정에서 찾도록 만들지 않는다. 용의자들을 '취조'하며 '추리'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진실을 맞이할 수 있도록 그동안 찾은 여러 단서들을 조합해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 낼 기회를 제공한다. 이 부분이 <스테퍼 케이스>를 하며 소름 돋게 만드는 포인트이다.
✏ 진실은 언제나 하나! ...하나?
90년대생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에서 주인공 코난이자 남도일은 말한다. 진실은 언제나 하나 라고. <스테퍼 케이스>는 이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게임이다.
사건의 진실이라는 것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정말 범인에 의한 사건의 진상.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가 그렇게 믿고자 하는 이상. 그리고 이 두 가지는 게임에서 (1) 진실 엔딩과 (2) 이상 엔딩으로 나뉜다. 게임에서는 (2)로 진행한다고 해도 풀리지 않은 약간의 의구심만 들 뿐, 그것이 나쁜 길이라 일컫지 않는다.
왜일까? 그건 바로 작중에서 스테퍼가 받는 인식 때문이다. 물론 무조건 스테퍼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그들의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 중에는 속된 말로 '쓰레기' 같은 자들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던 사정도 작중에서 나타난다. 그들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는 평을 듣는 곳으로 가기에는 마음이 안 좋은 것 또한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게임 또한 이들 중 어느 것이 낫다 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다른 길도 있음을 보여준다. 친절하게도 '세이브 포인트'로. 속시원한 정답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어딘가 답답하거나 찜찜한 기분을 안겨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이야말로 <스테퍼 케이스>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총평
추리 게임 중에서는 <역전재판>, <단간론파>와 같은 유명한 게임이 있어, 신규 작품들은 그들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스테퍼 케이스>는 자칫 유치하기 쉬운 '초능력' 추리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추리의 퀄리티를 높이고, 여러 엔딩을 도입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진실에 대한 정의를 내리도록 하였다. 이런 퀄리티 좋은 게임이 국산 게임이라니, 추리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한다.
후속작이 나온다고 하던데, 어서 후속작 또한 플레이해보고 싶다.
* 스팀 상점 페이지 URL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128480/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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