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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한국어 버전

[스팀(Steam)] 우산 금지(No Umbrellas Allowed) 리뷰

by 이뮴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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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정말 좋아한 나머지, 2021년 지스타에서 제작사 부스에 방문해 거의 찬양하다시피 팬심을 보이고 온 게임인
Hoochoo Game Studios의 <우산 금지 (No Umbrellas Allowed)>이다.

윈도우 2000 무엇

✏ 우산 금지, 뭐 비 맞으라고?

과욕 범죄 피해자 연대, 줄여서 '과피연'이라 불리는 협회는 감정과 욕심으로 인해 온갖 사건 사고가 벌어진다며 이를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사람들의 감정을 제거하는 '픽서'라는 인공 강우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정부 또한 이를 지원하며 시민들에게 '우산'을 써 픽서를 피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방화 사건으로 인해 프로젝트는 잠시 연기된다.

 

한편 크게 다친 채 해변가에서 발견된 주인공은 '달시'라는 노인에 의해 '아직시티'의 한 중고 상점에서 그의 아들인 '밥'으로서 일하게 된다. 주인공은 아무 연고도 없는 그곳에서, 그저 묵묵히 중고품을 사고 팔며 감정을 제거하려는 정부·협회의 편에 설지, 감정을 지키려는 이들의 편에 설지, 혹은 흐름에 그저 몸을 맡길 것인지를 선택하게 된다.

아, 아, 나 팔 빠져요

✏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세상의 진리

주식, 코인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야말로 세상의 진리라는 것을. <우산 금지>는 이 진리를 매우 잘 따르는 '전당포' 게임이다.

(좌) 물건 감정 중 (우) 물건 판매 중

 

게임에는 여러 다양한 손님이 와 그들의 물건을 팔기 위해 내놓는다. 돈을 지불해서 그들의 물건을 사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들의 물건에서 하나라도 더 하자를 찾아 싸게 사거나, 이왕 사는 거 가능한 한정판과 같은 좋은 특성을 하나라도 더 찾아서 구매해야 한다.

어딜 완벽한 상태라 거짓을 말해!

 
처음엔 게임에 적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물건의 손상도와 상태만 체크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체크해야 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역사적 희소성이 있는지, 정치와 연관된 물건은 아닌지 등 물건 하나 사는 데 필요한 확인 항목이 많아지기 때문에 난이도도 어려워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픽서 강우고 뭐고 정말 일하는 기분이 든다. 거기에 만약 손님이 재촉까지 한다? 그럼 💀지 뭐.

✏ 뉴밥바라 뉴밥바라기🎷 너무나 찰진 대사들

<우산 금지>의 플레이 방식은 유명 게임인 <페이퍼 플리즈>와 유사하다. 간단한 조작 방식에,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확인해야 할 항목이 많아지는 것까지. 다만 개인적으로 이 둘의 차이를 크게 나누는 것은 바로 이러한 캐릭터의 매력도라는 점이다.

놀랍게도 둘은 초면이다

 

개발사인 후추 스튜디오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서울에 위치한 스튜디오로, 개발진 모두 한국인 분들이시다. 그리고 한국인은 알다시피 드립력이 상당한 민족이다. 그 DNA을 살리려 한 것인지 게임에서는 끊임없이 계속해서 찰진 대사를 외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페이퍼 플리즈>에도 '조르지'와 같은 감초 캐릭터가 있지만 여권을 심사하러 온 사람들이 우리 플레이어에게 계속 말을 걸진 않는다 (애초에 방문 목적이 다르기도 하고). 한편 <우산 금지>에서는 손님 한 명 한 명과 대화를 통해 물건을 사고 팔아야 하다 보니 손님 각각에게 나름의 스토리와 성격을 부여하여 그에 맞게 말을 걸거나 작은 로봇인 '휴'와 티키타카 한다. 그 덕분에 물건을 감정하는 긴 시간 동안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조르지와 휴, 그들은 빠져선 안될 캐릭터이다

 

이런 감초 같은 대사는 반복된 플레이로 인해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하나의 소소한 재미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멀티 엔딩 게임에서는 여러 엔딩을 보기 위해 상황에 따라 분기점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복된 플레이를 기꺼이 감수할 만한 재미가 있어야 한다. <우산 금지>에서는 이런 찰진 대사를 통해 플레이어가 기꺼이 재차 플레이하는 것을 반기게 만들었다. 물론 '휴'의 입담은 우리 플레이어도 까는 공평함을 갖추었지만.

✏ 하지만 진상은...PTSD를 일으키는 걸..

우리는 전당포에서 매일매일 손님과 이야기를 하며 물건을 사고 팔아야 한다. 건강한 대화를 하며 물건을 흥정하는 손님만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도 그러기 쉽지 않은 것을 게임이라고 다르진 않다. 다시 말해 가게에는 진상 손님도 찾아오며 우리 플레이어는 그들과도 물건을 흥정해야 한다.  

으앙 저한테 왜 그러세요

 
게임의 목표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그렇기에 물건을 비싸게 팔았다며 클레임하는 고객이 충분히 있을 순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제대로 된 감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신고를 해 우리를 '과욕범죄자'로 몰아간다. 이 경우 벌금을 내야 하며, 만일 내지 못하거나 거부한다면 그다지 좋지 않은 길로 빠지게 된다.

 

문제는 진상의 종류가 꽤나 다양하다는 점이다. 흥정 자체를 안 하려 하는 손님은 양반이지, 본인이 원하는 물건이 가게 내 없다고 가게 평판을 깎는 동호회 손님도 있고 감정 평가 자체를 거부하는 손님도 있다. 특히 후자는 주로 픽시 - 감정 제거된 사람 - 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과의 거래를 지속적으로 거부하면 블랙리스트에도 올라가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그들이 제시하는 가격에 물건을 매입해야 한다. 분명 우리는 즐겁게 게임하러 왔는데 PTSD를 일으키는 손님 유형으로 인해 자칫 스트레스를 받고 [종료] 버튼을 누르게 될 수 있다는 점이 게임의 유일한 단점이지 않을까 싶다.

으앙 저한테 왜 그러세요 2

📋총평

<우산 금지>는 우산과 전당포라는,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에 생각보다 딥한 스토리를 더한 게임이다. 간단한 조작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입담 덕에 컨트롤이 부족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게임에 쉽게 적응하고 몰입해 즐길 수 있다. 2만 원 남짓의 가격이지만 10시간 이상의 플레이 타임, 다양한 엔딩이 있어 상당한 가성비 게임이라 자신한다. 다만 온갖 진상 손님으로 인해 퇴근 후 플레이하는 직장인이라면 자칫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느낌'이 들 수 있다는 점은 플레이 하기 전에 염두를 해야 한다.

 

아무튼 <우산 금지>는 전당포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그리고 <페이퍼 플리즈>를 재밌게 플레이한 적 있는 유저라면 한 번쯤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하는 게임이다.

 
* 스팀 상점 페이지 URL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301390/No_Umbrellas_Allo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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